행남해안산책로 – 바다와 동굴, 그리고 숨은 소원터널의 비밀
울릉도에 갔다면 행남해안산책로는 무조건 걸어보세요. 저도 처음엔 그냥 바다 옆 산책길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걸어보니 완전히 달랐어요. 이 길은 도동항에서 저동항까지 이어지는데, 중간에 ‘소원터널’이라고 불리는 작은 동굴이 있습니다. 이 터널은 예전 어부들이 폭풍우를 피하던 곳이었대요. 지금도 터널 벽에 동전을 붙여놓은 걸 볼 수 있는데, 현지 어르신들 말로는 이곳에 소원을 빌면 바다가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동전 하나 붙이고 소원을 빌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또 하나, 산책로 중간쯤에 ‘해국꽃 군락지’가 있어요. 9월쯤이면 보라색 해국꽃이 절벽을 따라 피는데, 이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풍경이랍니다. 해국꽃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서 그런지 향도 독특하고, 사진 찍으면 정말 예쁘게 나와요.
그리고 산책로 끝자락에 있는 작은 전망대에서는 저동항의 붉은 등대와 파란 바다가 한 프레임에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일출을 보면 울릉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습니다. 참고로, 새벽에 걷다 보면 고양이들이 길을 안내하듯 따라오기도 해요. 현지에서는 ‘행남이’라고 부르는 고양이들도 유명하니, 고양이와 함께 산책하는 색다른 추억도 만들어보세요.
대풍감 전망대 – 울릉도 향나무 숲과 비밀의 바람길
대풍감 전망대는 울릉도에서 가장 시원한 바람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태하향목 관광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면, 정상에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천연기념물 ‘울릉향나무’ 숲이 펼쳐집니다. 향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은 관광객들이 잘 모르는 비밀 산책로예요.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망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바람의 언덕’이라는 작은 평지가 있는데, 현지 분들만 아는 피크닉 명소입니다. 여기서 도시락을 펼치고 바다를 내려다보면, 바람이 정말 세차게 불어서 여름에도 땀이 식을 정도예요. 울릉도 바람은 소금기와 솔향이 섞여 있는데, 이 냄새가 정말 상쾌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또, 대풍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에 작은 배들이 떠 있는데, 이 배들은 울릉도 특산물인 ‘따개비’를 채취하는 어선이에요.
따개비는 울릉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인데, 전망대 근처 식당에서 ‘따개비 칼국수’를 꼭 드셔보세요.
아, 그리고 일몰 시간에는 전망대에 사람이 몰리지만, 바람의 언덕 쪽은 한적해서 조용히 노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노레일은 오후 5시쯤 마지막 차가 있으니, 시간 체크는 필수입니다!
나리분지 – 울릉도 전설이 살아있는 평야와 우데기집의 비밀
나리분지는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넓은 들판이 펼쳐진 곳인데, 여긴 그냥 평야가 아니라 전설과 역사가 숨겨진 곳이에요.
현지에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옛날에 울릉도에 큰 화산 폭발이 있었을 때, 마을 사람들이 이 분지로 피신해서 살아남았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도 나리분지에는 ‘피난굴’이라는 작은 동굴이 남아 있는데, 이곳을 찾아가 보면 옛날 사람들이 남긴 돌탑과 촛불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곳이라, 현지 주민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기도 해요. 또, 나리분지에는 ‘우데기집’이라는 아주 독특한 전통가옥이 있습니다.
이 집은 나무껍질(너와)을 겹겹이 쌓아서 만든 지붕이 특징인데, 겨울에는 눈이 쌓여도 무너지지 않고, 여름에는 시원해서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집이에요.
저는 우데기집에서 하룻밤 묵어봤는데, 밤에는 산새 소리만 들리고, 아침에는 분지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서 정말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나리분지에서는 산나물정식이 유명한데, 봄에는 ‘명이나물’과 ‘섬부지깽이’라는 울릉도 특산 산나물이 밥상에 올라옵니다. 이 산나물은 육지에서 먹는 것과 향도 다르고, 식감도 쫄깃해서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려요.
그리고, 분지 한가운데에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마을 어르신들은 이 나무 아래서 소원을 빌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믿으신대요.
저도 나무 아래서 잠깐 쉬면서 소원을 빌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정말 평화롭고 행복했습니다.
여행 팁
- 행남해안산책로는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가장 아름답습니다.
- 대풍감 전망대 모노레일은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세요.
- 나리분지의 피난굴, 우데기집 등은 현지 주민께 물어보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 따개비 칼국수, 명이나물 등 울릉도만의 별미를 꼭 맛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