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마을, 한반도 끝자락에서 만난 새로운 감동
해남 땅끝마을에 처음 발을 디디는 순간, ‘아, 정말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도에서만 보던 한반도의 남쪽 끝이 실제로 내 두 눈앞에 펼쳐진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뭔가 벅찬 느낌이 들더라고요. 땅끝탑에 올라서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풍경을 바라보면, 그동안 쌓였던 고민이나 걱정이 다 날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특히 일출이나 노을이 질 때면, 바다와 하늘이 붉게 물들어서 그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전망대 주변에는 느린 우체통도 있고, 귀여운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어서 친구들이랑 사진 찍기에도 정말 좋았습니다. 최근에 생긴 스카이워크는 투명 유리 바닥 아래로 바다가 훤히 보여서, 처음엔 좀 무서웠지만 막상 올라가니 짜릿한 재미가 있더라고요. 땅끝마을을 걷다 보면, 낯선 여행자끼리도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어디서 왔냐고 자연스럽게 말을 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한반도의 끝이라는 특별한 장소라 그런지, 저도 모르게 잠시 멈춰 서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그 지점에서 바람을 맞으니, ‘여기가 진짜 끝이구나’ 싶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두륜산 케이블카 타고 대흥사까지, 자연과 역사를 한 번에
해남에 오면 두륜산은 꼭 가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직접 가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고요. 산을 오르는 게 부담스러울까 걱정했는데, 케이블카를 타니까 금세 정상 가까이까지 올라갈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보는 해남의 풍경은 정말 그림 같아요. 날씨가 맑은 날엔 남해의 작은 섬들까지 한눈에 들어와서, 그 풍경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정상에 내리면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가볍게 걸으면서 두륜산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어요. 봄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산을 붉게 물들여서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두륜산 아래 자리한 대흥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규모도 크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대웅보전이나 응진전 같은 전각들을 둘러보며 천천히 걷다 보면, 절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어요. 대흥사에서는 템플스테이도 할 수 있어서, 조용히 머물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해남 시장과 맛집,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
해남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먹거리죠. 해남 매일시장에 들어서면, 싱싱한 해산물과 지역 특산물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어서 구경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특히 해남 고구마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서, 일부러 이곳까지 사러 오는 분들도 많다고 해요. 시장 안에는 소박한 식당들이 많아서, 남도식 한정식이나 해물탕, 회 같은 음식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습니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상인분들이 정겹게 말을 걸어주고, 맛있는 반찬이나 간식도 맛보라고 권해주셔서 해남의 넉넉한 인심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 중에는 오시아노 호텔이나 두륜산 근처 펜션에서 묵으면서 남도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정말 좋았어요. 계절마다 해바라기 농장이나 매실농원, 수목원 등 볼거리가 다양해서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오기에도 딱 좋은 곳입니다.
해남을 다녀오면 단순히 여행지를 둘러봤다는 느낌보다는, 한반도의 끝
에서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 자연과 사람, 음식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온 기분이 듭니다. 해남은 한 번쯤 꼭 가볼 만한 곳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직접 경험해 보니, 그 특별함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